요한계시록 6장
개요와 배경
요한계시록 6장은 단순히 파괴나 재앙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세상의 상처가 얼마나 깊은지를 드러내는 장면입니다. 어린양은 폭력이 아닌 희생과 진실, 인내로 승리하십니다. 악은 완전히 드러나야만 심판되고 정복될 수 있습니다. 이 모든 과정을 통해 하나님의 정의와 회복이 완성되며, 결국 희망은 어린양 안에 있습니다.
네 기수 (Four Horsemen)
첫번째 – 네번째 인을 뗄 때 나타나는 흰 말, 붉은 말, 검은 말, 창백한 말의 네 말 탄 자는 인류 역사 속 반복되는 깊은 악—정복, 전쟁, 기근, 죽음—을 상징합니다. 하나님은 세상의 문제를 즉시 치유하시기보다, 먼저 그 병든 뿌리를 드러내십니다. 말 탄 자들은 반드시 나아가야 하며, 그래야 인간의 고통과 죄악의 실체가 드러나고 회복이 시작될 수 있습니다. 이 네 말 탄 자는 문자적인 인물이 아니라, 상징적 이미지입니다. 인간 사회에 되풀이되는 악을 드러내기 위한 도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순교자의 부르짖음
다섯번째 인을 뗄 때 나타나는 순교자들의 외침은 시편과 선지서에 자주 등장하는 “언제까지입니까?”라는 탄식과도 연결되며, 단순한 복수가 아닌 세상의 정의 회복을 향한 신실한 갈망이자 하나님의 뜻이 이루어지기를 간구하는 끊임없는 기도입니다.
큰 지진
여섯째 인을 땔 때 나타나는 우주적 격변은 단순한 천문현상이 아니라 역시 상징적 언어이며 구약에서는 이와 유사한 표현들이 사회적, 정치적 격변을 묘사할 때 사용되었습니다. (eg. 호세아 10:8, 요엘 2)
또한 이 인seal들의 순서는 시간 순이라기보다 신학적인 계시입니다. 현실의 진실을 다각도로 보여주는 것입니다. 이를 통해 하나님은 단순히 세상을 심판하려는 것이 아니라, 악을 드러냄으로써 치유를 준비하신다는 것을 알려줍니다. 그러므로 그리스도이신 사자 어린양이 인을 뗄 때, 파괴가 아닌 회복을 위한 폭로가 일어나고 있음을 인지하여야 합니다.
앞으로도 요한계시록은 ‘일곱 인seal(다음 장에서 마지막 인)’, ‘일곱 나팔’, ‘일곱 대접’ 등 여러 각도에서 같은 현실을 보여줍니다. 이처럼 6장에서 20장까지는 위로보다는 불편한 진실을 다루지만, “새” 창조(21–22장)를 위한 필수 단계이므로 읽고 듣는 이들의 인내와 하나님의 계시하시는 방법을 인정하는 마음이 필요합니다.
1-2절: 흰 말을 탄 자
어린양이 첫째 봉인을 여실 때, 흰 말과 그 위에 탄 자가 나타나 활과 면류관을 가지고 정복의 사명을 띠고 나아갑니다. 거짓된 정복자를 상징하거나 잘못된 메시야 사상 또는 적그리스도를 나타낸다고 해석되기도 합니다.
계속되어 나오는 말의 이미지는 스가랴 6장에 나오는 두 놋산사이에서 나오는 심판의 병거를 몰고 나오는 말들의 이미지와 연결되기도 합니다.
스가랴 6:1-3 내가 또 눈을 들어본즉 네 병거가 두 산 사이에서 나왔는데 그 산은 놋 산이더라 첫째 병거는 홍마들이, 둘째 병거는 흑마들이,셋째 벙거는 백마들이, 넷째 병거는 어룽지고 건장한 말들이 메었는지라
스가랴가 네 병거 환상의 의미를 묻자 천사는 ‘이 병거들은 하늘의 네 영(four spirits)을 상징하며, 온 땅의 주 앞에 섰다가 이제 각 방향으로 나아가는 존재들’이라고 설명합니다 (슥 6:5). 스가랴서의 환상 역시 세상 역사와 사건들이 혼돈 속에 흘러가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주권과 명령 아래 질서 있게 이루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비전이었습니다. 계시록과 구약의 환상 모두 하나님은 온 세상 위에 계시며, 악을 향한 심판과 세상의 평강을 다스리시는 분이심을 우리에게 ‘계시’하고 있습니다.
3-4절: 붉은 말을 탄 자
둘째 봉인이 열리자 붉은 말이 나오고, 그 탄 자는 땅에서 화평을 제거하고 사람들 간에 서로 죽이게 할 권세를 받습니다. 이 인물은 전쟁과 유혈사태를 상징하며, 갈등과 폭력을 의미합니다. 칼’(μάχαιρα, machaira)은 큰 칼을 가리키며, 파괴의 규모를 강조합니다.
마태복음 10:34 내가 세상에 화평을 주러 온 줄로 생각지 말라 화평이 아니요 검μάχαιραν 을 주러 왔노라
5-6절: 검은 말을 탄 자
셋째 봉인이 열릴 때, 저울을 손에 든 검은 말 위의 탄 자가 등장하며, 이는 기근과 경제적 불균형을 상징합니다. ‘저울’(ζυγός, zugos)은 멍에라는 의미도 있으며, 짐이나 억압을 상징합니다. 한 음성이 극심한 경제 불균형과 기근이 에스겔서의 예언을 상기시키도 합니다.
에스겔 5:10 그리한즉 너희 중에서 아비가 아들을 먹고 아들이 그 아비를 먹으리라 내가 벌을 네게 내리고 너희 중에 남은 자를 다 사방에 흩으리라
에스겔 5:16 내가 멸망케 하는 기근의 독한 살로 너희를 멸하러 보내되 기근을 더하여 너희의 의뢰하는 양식을 끊을 것이라
그렇지만 구약성경 중에도 이미 이런 일이 있었고 하나님께서 어떻게 해소하셨었는지에 대한 기록도 있음을 기억합니다. 그리스도로 인해 그 인봉이 떼어져 교회 중에 실행되어져 가고 있는 하나님의 뜻은 처음부터 지금 그리고 미래까지도 계속 이어져 가고 있으며 우리는 그 중 작은 부분을 감당하고 있다는 것을 알려줍니다.
열왕기하 6:25 아람 사람이 사마리아를 에워싸므로 성중이 크게 주려서 나귀 머리 하나에 은 팔십 세겔이요 비둘기 똥 사분의 일 갑에 은 다섯 세겔이라 하니
열왕기하 6:29우리가 드디어 내 아들을 삶아 먹었더니 이튿날에 내가 그 여인에게 이르되 네 아들을 내놓아라 우리가 먹으리라 하나 그가 그의 아들을 숨겼나이다 하는지라
열왕기하 7:16 백성들이 나가서 아람 사람의 진영을 노략한지라 이에 고운 밀가루 한 스아에 한 세겔이 되고 보리 두 스아가 한 세겔이 되니 여호와의 말씀과 같이 되었고
7-8절: 청황색 말을 탄 자
넷째 봉인이 열릴 때, 청황색 말이 나타나고, 그 탄 자의 이름은 ‘사망’이며 그 뒤를 음부가 따릅니다. 이들은 땅의 4분의 1에 대해 칼과 기근과 전염병, 들짐승으로 죽일 권세를 받습니다. ‘사망’(Θάνατος, Thanatos)의 뒤를 따르고 있는 것으로 표현되는 ‘음부’(ᾅδης, Hades) 는 구약의 ‘힌놈의 골짜기’를 말하는 단어 ‘게하나 γέεννα (geenna)’ 또는 히브리어 ‘스올 שְׁאוֹל (she.ol)’ 과도 같은 뜻인데 죽은 자들이 있는 곳, 우상 숭배의 결국을 의미합니다.
9-11절: 제단 아래의 영혼들
다섯째 봉인에서는 하늘의 제단 아래에서 하나님의 말씀과 그들이 가진 증거로 인해 죽임을 당한 순교자들의 영혼이 드러납니다. 그들은 정의를 호소하고 있는데 그리스도의 의를 상징하는 흰 두루마기(a white robe)를 받았고, 놀랍게도 더 많은 동료들이 죽임을 당할 때까지 기다리라는 말씀을 듣습니다. ‘영혼들’(ψυχαί, psuchai)은 하나님 앞에서 계속해서 존재하며 의식을 가진 상태를 강조합니다.
12-17절: 큰 지진
여섯째 봉인이 열릴 때에는 거대한 지진과 우주적 혼란이 일어납니다. 해는 검게, 달은 피처럼 붉어지며, 별들이 떨어지고 하늘은 두루마리처럼 말립니다. 이것은 세상을 멸망하는 날이 아닌 하나님의 뜻이 오롯이 드러나는 때를 의미합니다.
베드로후서 3:8-10 사랑하는 자들아 주께는 하루가 천 년 같고 천 년이 하루 같다는 이 한 가지를 잊지 말라 주의 약속은 어떤 이들이 더디다고 생각하는 것 같이 더딘 것이 아니라 오직 주께서는 너희를 대하여 오래 참으사 아무도 멸망하지 아니하고 다 회개하기에 이르기를 원하시느니라 그러나 주의 날이 도둑 같이 오리니 그 날에는 하늘이 큰 소리로 떠나가고 물질이 뜨거운 불에 풀어지고 땅과 그 중에 있는 모든 일이 드러나리로다
베드로후서 3:12-13 하나님의 날이 임하기를 바라보고 간절히 사모하라 그 날에 하늘이 불에 타서 풀어지고 물질이 뜨거운 불에 녹아지려니와 우리는 그의 약속대로 의가 있는 곳인 새 하늘과 새 땅을 바라보도다
이 격동의 핵심은 물리적 파괴가 아니라, 세상의 권력 구조가 하나님의 심판 아래 있다는 것의 계시입니다. 하나님은 단순히 세상을 뒤엎는 존재가 아니라, 고통과 사랑을 통해 악을 심판하고 세상을 바로잡으시는 분입니다.
이 때에 제단 아래 영혼들과 반대되는 땅의 모든 자들이 하나님의 진노하심을 두려워해서 숨는 것처럼 보이나 그들에게는 회개함이 없고 심판을 거부하는 완악함이 있습니다.
“어린 양의 진노(v16)”라는 표현은 모순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이는 사랑에서 비롯된 거룩하고 애통한 진노입니다. 어린양은 세상의 죄와 악에 사랑으로 끝까지 저항하며 순종하신 분이며, 이 진노는 단순한 분노가 아닌 거부당한 사랑의 반응입니다. 그러므로 이 진노를 두려워할 이는 하나님을 끝까지 거부하는 자들뿐입니다.
묵상 질문
- 요한 계시록 6장에서 나에게 가장 강하게 남는 이미지는 어떤 것이었나요?
- 요한계시록 6장은 세상에서 일어나는 전쟁, 기근, 불의, 핍박 같은 고통스러운 현실을 어떻게 해석하게 도와주며, 하나님과 세상의 주권에 대한 우리의 시각을 어떻게 바로잡아 줍니까?
- 요한계시록 6장을 읽으며 내가 이전에 가지고 있던 ‘종말’이나 ‘하나님의 심판’에 대한 이해는 어떤 점에서 도전받고, 또 어떤 부분에서는 확신을 얻게 되었습니까?
- 요한계시록 6장을 읽은 후… 나에게 “심판”이란?
기도 포인트
- 시험과 핍박 가운데서도 하나님의 말씀에 충실하며 견딜 수 있는 힘을 주시도록 기도합니다.
- 아직 예수 그리스도를 알지 못하는 자들이 회개와 구원의 길로 나아오도록 중보하기 원합니다.
- 이 땅 가운데 하나님의 공의가 드러나며, 하늘에서 이루어진 하나님의 뜻이 이 땅에서도 이루어지기를 간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