므깃도 전쟁에서 요시아 왕의 죽음 (왕하23, 대하35) Death of King Josiah.Francesco Conti, public domain, via Wikimedia Commons
지난 주 바이블 서퍼는 요한계시록 16장을 읽고, 기도와 성경 읽기, 말씀에 순종하는 공동체적 실천 속에서 하나님의 심판과 소망을 어떻게 이해하고 살아갈지 함께 모색해 보는 감사한 시간이었습니다. 신앙생활의 실제에서 지혜와 분별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 나누었고, 가르침과 인도하심에 대한 감사를 고백하기도 했습니다. 당연하게 여겨질 수 있는 일이지만 교회 공동체가 신앙을 지키는 울타리가 되는 은혜를 더욱 감사하고 사모하게 됩니다. 그 안에서 선포되는 종말과 심판에 두려움이 아닌 거룩과 사랑, 인내로 응답하기를 배우며 함께 가는 여정이 귀하고 감사합니다.
대접 재앙
계시록 16장은 일곱 대접 재앙의 흐름을 따라 창조 질서가 거꾸로 무너지는 듯한 “탈-창조”의 이미지를 보여 주며, 하나님의 공의가 미뤄지지 않음을 선언합니다. 땅과 바다와 강에 임하는 재앙은 출애굽기의 기억을 소환하면서 우상 체제에 대한 하나님의 심판을 드러내고, 짐승의 보좌에 드리운 어둠은 악의 중심 권세가 흔들리고 있음을 시사합니다. 여섯째 대접에서 유브라데 강이 마르고 열방이 집결하는 장면은 영적 선동이 전면 충돌로 몰아가는 현실을 상징적으로 묘사합니다. 이 사이에 “보라, 내가 도둑같이 오리니 (v.15)” 라는 주님의 경고가 삽입되어 성도들이 깨어 옷을 지키며 거룩을 유지할 것을 촉구합니다. 이 촉구는 앞서 3장에서 각각 사데교회에, 그리고 라오디게아 교회에 하셨던 책망과 권유와 같은 뉘앙스입니다.
그러므로 네가 어떻게 받았으며 어떻게 들었는지 생각하고 지키어 회개하라 만일 일깨지 아니하면 내가 도적 같이 이르리니 어느 시에 네게 임할는지 네가 알지 못하리라 (계3:3)
볼지어다 내가 문 밖에 서서 두드리노니 누구든지 내 음성을 듣고 문을 열면 내가 그에게로 들어가 그로 더불어 먹고 그는 나로 더불어 먹으리라 (계3:20)
마지막 일곱째 대접이 공중에 쏟아질 때 “다 되었다 (v.17) ”는 선언과 함께 큰 지진과 우박이 뒤따르며, 하나님께서 역사를 주권적으로 매듭지으심이 선포됩니다. 10:4에서 얼굴은 해 같이 빛나며 오늘발은 바다를 밟고 왼발을 땅을 밟은 ‘힘센 다른 천사’가 ‘지체하지 아니하리니! there would be no more delay!’ 했던 것이 모두 성취되는 순간이기도 합니다.
이제까지 들었던 말씀의 행간을 볼 때 그 천사가 십자가 상에서도 같은 말을 했던 것을 떠올리게 됩니다.
예수께서 신 포도주를 받으신 후에 이르시되 다 이루었다 하시고 머리를 숙이니 영혼이 떠나가시니라 (요19:30)
그러므로 더더욱 이 재앙들은 미래의 일들이 아닌 이미 하나님께서 이루신 일들로 읽어야 하며, 성령시대를 사는 우리들에게는 회개를 촉구하고 공의를 밝히 드러내는 표지로 읽어야 합니다. 계시록은 창세기의 창조 언어가 역전되는 이미지를 통해 죄와 우상의 체제가 생명의 원천을 훼손해 온 현실을 고발하고, 하나님 나라의 심판 안에서 그것이 최종적으로 폐기될 것을 증언합니다.
동시에 구원은 고난의 면제가 아니라, 어린양의 피로 씻겨 흰 옷 입은 자에게 주어지는 궁극적 보호와 소속을 뜻합니다. 그러므로 성도는 인내와 믿음, 거룩으로 응답하며, 공동체는 서로의 믿음을 북돋우는 안전망이 되어야 합니다.
아마겟돈
하르마게돈 (Haar Margeddon, 므깃도 산)에 관해서는, 구약에도 나오는 므깃도 지역과 연결해 이해할 수 있으나, 계시록 16장에서의 아마겟돈은 지리적 좌표나 또는 어떤 역사적 사건을 기계적으로 특정하는 데 목적이 있지 않습니다. 오히려 하나님의 주권 아래 악의 세력이 총집결하는 상징적 무대라고 할 수 있으며, 최종적 충돌이 하나님의 공의로운 심판으로 흩어지고 수습된다는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따라서 오늘의 지정학적 긴장들과 본문을 직접 등치시키는 해석에는 신중함이 필요하며, 우리는 텍스트의 신학적 중심—어린양의 승리와 성도의 인내—을 먼저 붙드는 것이 좋겠습니다.
계시록 해석에는 과거 성취로 읽는 견해, 역사 전개 속 상징으로 읽는 견해, 미래적 성취를 강조하는 견해 등 다양한 스펙트럼이 공존합니다. 천년왕국에 대해서도 전천년, 후천년, 무천년 관점이 모두 정통 신앙의 울타리 안에서 논의되어 왔습니다. 서로 다른 관점을 존중하되, 복음의 핵심—예수 그리스도의 승리와 성도의 거룩한 인내—을 중심에 두고 사랑 안에서 토론을 이어가는 태도가 중요합니다.
적용과 결론
16장 읽기를 통해 얻는 실제적 적용을 찾아본다면: 첫째, 우리는 주님의 경고 앞에 깨어 “옷을 지키는” 거룩을 생활의 언어, 미디어, 관계 전반에서 점검해야 합니다. 둘째, 하나님의 경고가 주어질 때 회개를 미루게 하는 내면의 패턴을 직면하고 합당한 회개를 습관화해야 합니다. 셋째, 공동체는 연약한 지체를 보호하고 인내를 북돋우는 구체적 실천으로 서로를 세워야 합니다. 무엇보다 우리는 두려움의 영을 거절하고, 말씀과 기도로 주님 안에서 소망을 새롭게 해야 합니다.
계시록 16장은 심판의 확실성과 동시에 구원의 더 큰 확실성을 증언합니다. 하나님께서 반드시 심판하신다는 사실은 성도에게 위협이 아니라 위로이며, 어린양의 피로 우리를 지키시는 구원이 끝내 승리한다는 보증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주님의 오심을 기다리며 깨어 거룩을 지키고, 말씀과 기도 안에서 공동체와 함께 소망을 실천합니다. 심판은 확실하고, 구원은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더 확실합니다. 이 고백이 우리 일상과 예배, 그리고 서로를 향한 사랑의 수고 속에 오늘도 우리 안에 이어지기를 기도합니다.
묵상 질문
- 요한 계시록 16장에서 나에게 가장 강하게 남는 것은 어떤 것이었나요?
- 나는 공동체 안에서 서로의 믿음을 북돋우는 안전망으로서 어떤 일을 하고 있나요?
- 요한계시록 16장을 읽은 후… 나에게 ‘공동체로서의 구원’이란?
기도 포인트
하나님 아버지, 우리에게 말씀을 남겨 주셔서 감사합니다. 우리가 요한 계시록을 읽는 동안 너무도 장관인 그 환상의 장면들에, 너무도 크고 어려운 범위에 우리 마음을 빼앗기느라, 우리 교회들에 주어진 약속으로서의 편지임을 잊고 있었습니다. 예수님께서 요한을 통해 이기는 자에게 주는 생명 열매를 우리가 맛보고 있사오니 우리가 그 생명의 맛을 맛볼 수 있게 우리의 하나님을 향한 감각을 일깨워 주소서. 더우기 서로를 향해 세워주기를 그리스도를 통해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하신 것 같이 할 수 있는 마음과 힘을 허락하소서. 회개와 거룩을 촉구하는 아버지의 말씀에 아버지를 닮은 자비한 마음으로 함께 반응하게 하소서. 아멘.
해피 써퍼 되세요 😊
참고 문헌 | Bibliography
Wright, N. T. Revelation for Everyone. Louisville, KY: Westminster John Knox Press,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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