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블 써퍼 Bible Supper | 요한 계시록 18장

John Martin – The Destruction Of Sodom And Gomorrah, 1852, Laing Art Gallery in Newcastle upon Tyne

지난 바이블 써퍼 시간에는 요한계시록 18장에서 하나님께서 “큰 바벨론”을 심판하시는 장면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살펴보았습니다. 바벨론은 단지 한 도시에 대한 기록이 아니라, 하나님 아닌 것에 절대 충성을 요구하며 사람들을 사치와 권력, 자기 확장으로 붙잡아 두는 거대한 체제의 상징으로 읽을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계시록의 심판 장면은 ‘어디서 일어나느냐’보다 ‘무엇이 무너져야 하느냐’를 묻는 말씀으로 다가옵니다.

특히 바벨론이 심판 당하는 모습과 소돔과 고모라가 당했던 심판을 비교해서 보았는데: 소돔과 고모라는 황과 불로 심판을 받았고, 계시록의 바벨론 역시 불타 무너지는 이미지로 묘사됩니다. 이는 단지 격한 표현이 아니라, 사람이 하나님을 떠나 스스로 세운 영광의 도시가 결국 자기 연료에 타버리는 비극을 상징합니다. 탐욕과 쾌락, 자기 영광의 불씨가 결국 그 체제 자체를 태워 버린다는 경고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심판은 ‘파괴’만은 아닙니다. 성경이 말하는 심판은 징벌이자 동시에 구원입니다. 악과 거짓을 그대로 두지 않으시는 하나님의 개입은, 억눌린 자와 미혹된 자를 자유로 이끄는 출구를 여는 일입니다. 이 지점은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바라보게 합니다. 그분은 우리 대신 심판을 받으심으로, 심판이 끝내 생명의 길로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 주셨습니다. 바벨론이 무너지는 장면 곁에는 항상 어린양의 길이 열려 있다는 사실이 우리에 위로가 됩니다.

본문이 묘사하는 바벨론의 실체는 물질적 부와 사치에 대한 세계의 집착으로도 드러납니다. 왕들과 상인들, 바다에서 장사를 하던 자들이 한 목소리로 통곡하는 이유는, 바벨론의 멸망이 곧 자기들의 이익과 영광이 사라지는 사건이기 때문입니다. 이 대목은 우리로 하여금 소비와 성공, 소유와 체면이 신앙의 중심을 잠식하려는 미세한 움직임을 경계하게 합니다. 성공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성공이 ‘경배’의 자리를 차지할 때 바벨론의 영이 스며듭니다.

내 백성아, 거기서[바벨론, 음녀] 나와 그의 죄에 참여하지 말고 그가 받을 재앙들을 받지 말라 Come out of her, my people, so that you will not share in her sins, so that you will not receive any of her plagues 18:4

“그녀에게서 나오라, 내 백성아”라는 부름은 특정 장소를 떠나라는 지시라기보다, 바벨론적 충성(탐욕, 허영, 폭력, 거짓)에 기꺼이 협조하는 습관과 관계, 구조에서 한 걸음 물러나라는 명령으로 들립니다. 곧 신앙은 ‘어디에 살 것인가’만이 아니라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결단임을 다시 배우게 됩니다. 바벨론의 영이 스며들어 우리도 모르는 새 우리의 영혼도 물건처럼 사고 파는 데에서 돌리키게 합니다.

계피와 향료와 향과 향유와 유향과 포도주와 감람유와 고운 밀가루와 밀이요 소와 양과 말과 수레와 종들과 사람의 영혼들이라 cargoes of cinnamon and spice, of incense, myrrh and frankincense, of wine and olive oil, of fine flour and wheat; cattle and sheep; horses and carriages; and bodies and souls of men. 18:13

바벨론의 몰락을 바라보는 성도는 무너지는 것을 아까워하고 안타까워하기보다, 무너질 것을 무너뜨리시는 하나님의 손을 신뢰하며, 승리하신 어린양의 길을 오늘 선택해야겠습니다. 우리의 일상 속 작은 선택들—말 한마디, 결제 한 번, 만나고 피하는 관계, 시간을 쓰는 방식—이 누구를 경배하는가를 드러낼 수 있습니다. 혼돈과 두려움이 아니라 십자가로 주신 확실한 복음으로 다시 걸음을 옮겨야겠습니다. “거기서 나오라!”는 주의 부르심에 반응하여 지금 발걸음을 옮기게 하소서.


  1. 요한 계시록 18장에서 나에게 가장 강하게 남는 것은 어떤 것이었나요?
  2. ‘거기서 나오라’고 외치는 말씀을 통해 하나님께서 나에게 오늘 버리기를 원하시는 것 같은 생활 방식이나 사고방식이 있나요?
  3. 요한계시록 18장을 읽은 후… 나에게 ‘회개’란?

하나님 아버지, 요한 계시록을 통해 하나님께서 이미 우리를 위해서 하시고, 우리에게 주신 것이 얼마나 크고 확실한지 다시 보게 됩니다. 주여 우리가 감동되는 만큼, 일어서서 하나님께서 싫어하시는 습관과 원칙에서 떠날 수 있게 하소서. 우리에게 예수 그리스도를 통한 영광을 자꾸 보여주셔서 무엇이 우리가 떠나야 할 것인지 갈 수록 확연히 알게 하소서. 우리 안에, 우리 삶에 참 회개가 일어나게 하소서. 아멘.

해피 써퍼 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