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elation 21:2. The Holy City
계시록 21장은 일곱 차례로 이어진 심판 시리즈가 끝난 그다음을 보여 줍니다. 심판은 파괴의 다른 이름이 아니라 구원의 다른 이름이며, 악과 거짓이 걷힌 자리에 남은 자들—곧 이긴 자들이 서서 새로운 질서를 맞이합니다. 하나님께서 오래전부터 밝히신 심판하시겠다는 의지와 약속이 모두 이루어졌다는 사실이 여기서 공개적으로 확증됩니다. 그 중심에는 십자가가 있습니다. 예수님은 십자가에서 돌아가심으로 세상을 살리셨고, 그 몸으로 심판을 스스로 지시어(“다 이루었다”) 심판을 끝내 구원으로 뒤집으셨습니다. 과연 만물을 새롭게 하시는 하나님이십니다.
“새 하늘과 새 땅”은 노아의 홍수를 떠올리게 합니다. 세상은 애써 잊으려고 하나, 염연히 역사 가운데 물로 심판하신 속에서 땅이 물에서 나오게 하시고 물로 성립되었습니다. 이 사건 자체가 새 하늘과 새 땅에 대한 언약이었음을 이제야 알 수 있습니다—그 자비로 땅을 다시 일으키셨듯, 심판을 통과한 세계는 용서받고 자비를 얻은 땅으로 새롭게 섭니다.
이는 하늘이 옛적부터 있는 것과 땅이 물에서 나와 물로 성립된 것도 하나님의 말씀으로 된 것을 저희가 부러 잊으려 함이로다 (벧후 3:5)
하늘에서 내려오는 거룩한 성 새 예루살렘은 하나님과 백성이 영원히 함께 거하는 자리입니다. “하나님의 장막이 사람들과 함께 (v3)”라는 말씀은 곧 영원한 임마누엘입니다. 모세 시대에 광야 행진에서 성막이 진의 정중앙에 있었듯, 새 창조에서도 하나님 자신이 한가운데 계십니다. 그 결과 눈물이 닦이고, 죽음과 애통과 아픔이 물러나며, 관계가 회복된 하나님의 나라가 현실이 됩니다.
주님은 자신을 알파와 오메가라 밝히시며, 목마른 자에게 생명수 샘물을 값없이 주신다고 약속하십니다. 심판의 결과로써 받게 되는 해갈과 은혜이기에 돈이나 공로로 사는 것이 아니라, 주어지고 받아 마시는 생명입니다. 이기는 자는 상속자입니다. 이김은 세속적 경쟁의 승리가 아니라, 어린양께 속한 충성으로 드러나는 상속의 신분입니다. 반대로 둘째 사망은 심판을 거부한 자들, 알곡이 아닌 가라지로 남는 길입니다. 새 예루살렘은 정육면체의 상징으로 묘사되며, 열둘의 제곱—144 또는 12000 스타디온 같은 숫자는 물리적 치수라기보다 거룩의 충만과 영적 규모를 가리킵니다.
그리고 그 성에는 성전이 없습니다. 왜냐하면 전능하신 하나님과 어린양 자체가 성전이시기 때문입니다. 더 이상 해와 달이 필요 없습니다. 어린양이 그 등불이시고, 그 빛이 곧 통치입니다. 닫힐 필요 없는 성문, 거짓과 속됨이 스스로 들어오지 못하는 질서—이것이 감히 상상할 수 없는 삶, 하나님의 도성, 어린 양의 신부의 풍경입니다.
이 비전은 우연히 생겨난 종교적 상상이 아닙니다. 창조 때부터 그리스도께 이르기까지, 하나님의 시각으로 본 인류 전체의 역사, 곧 구원사의 결론입니다. 세상 역사를 끌고 오신 하나님께서 마침내 다 이루었다 하시며, 이미 십자가에서 시작하신 새 창조를 눈앞의 현실로 여십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심판을 두려워하며 도식에 맞추려 애쓸 필요가 없습니다. 심판은 끝이자 시작, 악의 종결이자 자비의 창조입니다. 우리는 생명수를 값없이 받아 해갈하고, 이기는 상속자답게 진실과 거룩을 선택하며, 어린 양의 빛 아래 거룩한 성의 시민으로 오늘을 살아갑니다.
묵상 질문
- 계시록 21장에서 제 마음에 가장 오래 남는 한 문장(혹은 한 장면)은 무엇인가요?
- “하나님의 장막이 사람들과 함께”라는 약속이 나의 선택(말, 소비, 관계)에 어떤 변화를 요구하나요?
- “이기는 자가 이 유업을 얻으리라”는 말씀 앞에서, 내가 지금 이겨야 할 유혹과 붙들어야 할 약속은 무엇인가요?
기도 포인트
하나님 아버지, 만물을 새롭게 하시는 약속과 성취를 믿습니다. 십자가에서 이미 집행하신 의로운 심판으로 제 눈물을 닦아 주시고, 두려움과 거짓에서 돌이켜 생명수를 마시게 하옵소서. 오늘 제 삶이 임재의 성전 되시는 주님 안에서 진실과 거룩을 선택하도록 도와주옵소서. 어린양의 생명책에 제 이름을 두신 은혜를 잊지 않게 하시고, 신부인 새 예루살렘으로서 감사와 절제, 정의와 사랑으로 살아가게 하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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